아원-앞

아원은 주가조방의 주인이 중요한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다. 아원에서는 술향이 넘치고 부드러운 미주를 맛볼 수 있을 뿐더러 명나라 때 주례, 주속 등 고대의 전통 술문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

주방의 주인은 상인인 외에 또 고아한 문인 선비이기도 했다. 여가 시간이 되면 몇몇 문인 묵객들을 여기에 청해 술을 품평하고 시를 논했다.

품평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의 학문이다.<술 중에 천지가 있고 술 병에 세월이 있다> 고 한듯이 중국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것을 인생의 중요한 일로 삼았다. 고금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일취방휴(一醉方休)의 경계에서 세계를 인식했고 인생을 깨달았고 자기의 품성을 가꾸었다. 중국의 수천 년의 찬란한 문명은 술로 이어 내려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아원-뒤

<선비는 술로 쓸쓸한 기분을 달래고 문인은 시로 울울한 기분을 푼다>라는 말이 있다. 아원은 역대의 문인 묵객들이 술 한 잔 기울이고 시를 읊던 곳이다. 그들은 술을 빌어 감회를 토로하였다. 백성의 낙을 자신의 낙으로 삼았고 백성의 우를 자신의 우로 생각했다. 기분이 흥겨워지면 술잔의 술을 원내의 초목에 부어 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아원 안의 흙에는 술이 배여 들어 공기 중에도 술향이 떠 있게 되었다. 이 느릅 나무는 당시 조방에서 일하던 도우미 일군이 심은 것이다. 여기서 백년 동안 미주를 만끽하는 가운데 나무 줄기는 점점 지면에 가까워져 허리 굽은 노인을 방불케 한다.